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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Bokyoung Kim

한강의 깜짝 노벨상 수상 소식과 광주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탈리아 서사(New Italian Epic"의 초서사적(超敍事的) 예술

Updated: Oct 27

이 글은 2024년 10월 11일 이탈리아 온라인 예술잡지 Artuu.it에 게재된 이탈리아어 기사 원문 일부를 갤러리 아트프레쏘에서 임의로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하루 전 한국의 대도시 중 하나인 광주에 도착했는데, 한국 예술가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중에 TV에서 뉴스가 흘러 나왔습니다. 2024년 노벨 문학상에 한국인 소설가 한강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작가는 본래 광주 태생입니다. 나는 식당 전체가 기쁨으로 떨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들은 감동을 받았고, 뜻밖의 소식에 환호했습니다. 작가는 물론 아주 잘 알려져 있고, 높이 평가되는 유명 소설가입니다. 모두가 그녀의 소설을 읽었고 작가이기도 한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의 가족 전체를 잘 알고 있기도 하며, 그들은 한국과 지역에서 매우 유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53세의 나이에 그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트광주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 알레리바 Artuu 편집장이 '소맥'과 함께 저녁을 들던 중, 뉴스를 접하는 장면


강력하고, 때로는 잔인하며, 극도로 명확하고, 냉철하고 투명한 문체의 표피 아래 쉽게 풀리지 않는 긴장감과 지하 세계적 폭력으로 가득한, 마치 그리듯 써내려 가는 밀도 있고 표현력이 뛰어난 한강의 글쓰기는 그녀의 땅(조국), 그리고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수년 간 한국-이탈리아 예술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갤러리 오너 김애란 씨는 바로 이 "도시(Una città)"가 상징적인 면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이자 현대 한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위대한 서사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탈리아 아델피 eBook에서 출간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의 표지


이번 2024 노벨 문학상 선정은 소설 <채식주의자(La vegetariana)> 2007년 발표, 2016년 맨부커상 수상 (역주)로 전 세계 차트에 올랐을 뿐 아니라, 현대 한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 중요한 사건인 '광주 518민주화 운동'에 대한 군사적이고 무서운 묘사로 전 세계 독자들을 놀라게 한 2017년 소설 <소년이 온다 (Atti umani)> 2014년 발표, 2017년 이탈리아어판 출간 및 Premio Malaparte 상 수상로 전 세계 차트에 오른 작가에 대한 매우 중요한 인정입니다. (518 민주화 운동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기 위해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 나갔고, 천 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노벨 문학상 선정은 또한, 최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촬영된 아름다운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과 같은 TV 시리즈, K-pop과 드라마 뿐만 아니라, "한류(Korean Wave)"로 명명되어 전반적인 서양인들의 대대적인 관심을 되살리고 있는 문학, 영화, 그리고 독특하고 역동적이며, 즐겁고 다채로운 특성을 지닌 새롭고 반짝이는 시각적 서사라 할 수 있는 회화와 조각의 새로운 물결 - 한마디로 '팝' - 에 대한 인정이기도 합니다.


아트광주 24 A7부스에서 전시되고 판매된 이탈리아 아티스트 마르코 마쪼니(1982-)의 작품

Marco Mazzoni / September came 2021 Matite colorate su carta 33×28cm


한국의 서사적 능력에 대한 그러한 인정의 순간이, 그것도 광주에 관한 이야기가, 제가 바로 이 한국, 바로 이 광주시에, 또 다른 서사를 들여와 전시에서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던 와중에 한강의 뜻밖의 노벨상 수상 소식으로 동시에 겹치게 된 것은 정말 행복한 우연이었습니다. 저는 마침, 바로 이 '스토리텔링'과 이미지를 통한 서사를 풀어 우리들을 연결하는, 정확히 이탈리아의 역사와 수세기 동안 내려오는 전통, 즉 과거와 역사, 가장 고풍스런 문화적 저변에 깃든 '아이코노-그라피스(Iconographies)' 도상학(圖像學) 또는 도상 해석학적 요소들 (역주)의 현대적 부흥이라는 아이디어에 기초한 회화를 수년 간 실천해온 이탈리아 최고의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려던 차였습니다.


이탈리아 작가 마테오 바질레(Matteo Basilé, 1974-) 의 영상작품 "Flora magnifica" (2024)



이탈리아 작가 마테오 바질레(Matteo Basilé, 1974-) 의 영상작품 "Pholisma sonorae" 폴리스마 소노라에 (2024)




  • 역주 : 바질레 영상 작품의 제목인 "폴리스마 소노라에(Pholisma sonorae)"는 사구에서 자라는 다년생 허브로, 다육질의 줄기가 표면 아래 2미터까지 뻗어 있고, 작은 원형 또는 난형 형태로 위쪽으로 나온다. 줄기 꼭대기가 드러날 만큼 충분한 모래가 날아가면 다소 버섯 모양이 될 수 있다. 야생 메밀, 돼지풀, 플루치아, 티킬리아 플리카타, T. palmeri 등 다양한 사막 관목의 뿌리에 붙어 영양분을 얻는 기생식물이다. 엽록소가 부족하고 회색, 흰색 또는 갈색을 띈다. 표면을 따라 선형 비늘 모양의 잎이 있다. 숙주 식물이 아닌 잎의 기공을 통해 물을 얻고, 흰색 여백이 있는 분홍색에서 보라색을 띠는 센티미터 너비의 꽃이 핀다. 출처: 위키피디아 영문판


  • 폴리스마 소노라에의 다양한 사진


수년 동안 예술 비평의 레이더에서 사라져 언어와 그 수천 가지 잠재력에 대한 추론의 층 아래 묻혀 있던 서사적 예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추론"이나 미의 양식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개별적이고 집단적인 형상의 역사를 꿈꾸게 하고, 상상하게 하고, 기억하게 하고, 이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을 매혹시킬 수 있으며, 이제 바로 그 변형 가능하고 매력적인 수용력과 그와 반대로 극단적으로 견고하고 강하며, 세련되게 다듬어진 효과적인 서술적 바탕 덕분에 회화와 조각, 심지어 사진과 영상을 통해 공개적이고도 강하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 회화는 처음부터 모든 서사 위에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위대한 예술사와 아시시(Assisi) 대성당 산 프란체스코 성당의 조토 Giotto di Bondone (1267년 ~ 1337년) 역주 의 이야기, 이탈리아 원시인들의 이야기, 읽지도 쓸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땅으로 내려오신 하느님의 “복음”을 전해야 했던 그림들, 제단과 캔버스에 그려진 르네상스와 17세기의 회화와 예수의 수난과 죽음, 순교자와 성인들의 이야기, 이탈리아 교회와 박물관에 넘쳐 나는 수천 가지의 신성하고 종교적인 서사들 뿐만 아니라, 현대에 와서 비록 유행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되긴 하지만 18세기와 19세기의 회화와 조각의 수사법이 우리에게 선사해 준, 좋든 싫든 지워지지 않을 각인을 우리 마음 속에 새긴 전쟁과 전투, 사회적, 정치적 투쟁에 대한 서사들을 말합니다.


또 1930년대의 공공미술과 기념화 및 기념 조각들 - (로베레토 현대미술관 Mart -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of Trento and Rovereto : 2002년 12월 15일 개관한 이탈리아 트렌티노 지방의 모던&컨템포러리 아트 뮤지엄. 역주 에서 스가비(Sgarbi Vittorio Umberto Antonio Maria Sgarbi, 이탈리아 아트 평론가이자 정치인, 1952-. 역주)가 개최한 전시에서도 철저히 설명되었듯, 대부분 파시스트적이며 "과다한 수사로 양념을 친") -과 이탈리아 도시의 모든 광장에 산재하며 사건과 사상, 이탈리아의 역사와 우리 문명 건설의 기초를 놓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기념물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수세기에 걸친 먼 대화 끝에, 한쪽 눈으로 예술의 역사를 보며 다른 한쪽 눈으로 새롭게 펼쳐진 대중문화의 미학을 바라보는 현대 이탈리아 화가와 조각가들의 작품에 녹아, 마치 카르스트(석회암 지형)의 강물처럼 되돌아 온, 때로는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며, 친밀하고, 때로는 극도로 재미 있고, 자유롭고, 장난스러우며, 아이러니하고 컬러풀한 오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 오늘 이곳 광주에서 시작되는 2024 아트광주아트페어에서 시작 될 멋진 미래의 전시회 개요로 정의할 수 있는 영감이 탄생했습니다. 정확하게 "서사로의 복귀"를 기반으로 하는 유명 이탈리아 작가들의 가장 유망한 작품들 : "New Italian Epic (새로운 이탈리아 서사)"는 한국의 갤러리 아트프레쏘(Gallery ARTPRESSO)의 갤러리스트 김애란의 공간에서 개관되었으며, 김 관장은 역시 또 특별한 행사인 '이탈리아와 한국의 수교 140주년 기념의 해'를 선택하여 한쪽에는 이탈리아 예술가들, 다른 한쪽에는 한국의 예술가들이 각각 자리하도록 배치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나레이션(서사 敍事)'으로 돌아가겠다는 강렬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다음 뉴스에 계속)


(이하 기사 원문 중 작가에 대한 해설 부분은 별도 작성되는 기사와 함께 따로 게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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